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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연극축제, 철학이 없다 -도민일보

등록일: 2008-03-20


넘치는 연극축제, 철학이 없다 -도민일보 문화관광체육부, 거창·마산·영호남 행사 모두 혹평 "개연성 부재" "질적 변화 연구하고 실천해야 할 때" 지난 2007년 경남은 그 어느 때보다 연극 열기로 뜨거운 한해였다. 매년 그랬듯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거창국제연극제·마산국제연극제·통영공연예술축제(통영소극장축제)가 잇따라 열렸고, 세계연극총회와 전국연극축제도 개최되었다. 이러한 연극 축제의 범람은 경남연극계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쳐, 새로운 지역연극 축제가 속속 신설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남에서 열린 연극축제들이 얼마나 지역 공연 예술 활성화에 이바지했으며, 지역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안겼을까? 결론적으로 '양'이 '질'을 담보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18일 자 2면 보도> 지난 17일 문화관광체육부는 각계 전문가 41명이 참여해 작성한 '국고지원 공연예술 축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 평가'와 '서면 평가'를 바탕으로 발표한 이 평가서는 경남 지역 연극 축제의 '명과 암'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고 지원'이 되든 안 되든 자생적인 연극 축제는 열릴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평가를 귀담아듣지 못한다면 지역 관객들의 호응도 받기 어려울 듯싶다. ◇개연성 부재·철학 부재 = 이번 평가에서 F를 받아 경고 조치된 마산국제연극제는 평가단으로부터 "행사 자체를 위한 행사"라는 혹평을 받았다. 평가단은 마산국제연극제에 대해 △갑자기 아동극 중심 연극제로의 전환 △수준 이하 공연 △국제연극제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해외단체 △실무자의 잦은 교체 △19회째 행사임에도 맥락 상실 등을 이유로 들며 "국가와 지역의 지원금으로 추진되는 국제행사로서 공공성을 저하했으며, 지역 문화예술계 발전에도 도움 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D등급을 받은 세계연극총회 및 세계연극축제는 주최 측이 '국가위상을 높이고 세계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행사의 의미를 확대 해석했고 행사 성격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많은 국고를 확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최대 야외 연극축제로 평가받는 거창국제연극제 역시 C 등급으로, 그리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외형적인 성장과 조직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질적 변화를 연구하고 실천해야 할 때를 맞이하고 있다"는 되풀이 되어온 지적을 받은 것. 즉 "양적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고, 이제 남은 것은 축제의 전문화인데 그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과 철학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평가단의 설명이다. 평가단의 지적은 크게 '차별화된 콘텐츠 부족'과 '외적 확대로 말미암은 수승대 경관 파괴 우려'로 모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인간·연극'이라는 연극제 슬로건이 "수사적 표현에 불과할 뿐 그 결합의 효과와 가치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밀양'의 힘 =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호평을 받았다. 성적표 역시 A 등급. △창작 활성화 기능 강화 △영남루 공연 통한 외연 확대 △프로그램 통일성과 다양성 확보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 대해 "주제에 값하는 작품을 제작·섭외하는 성실함과 브레히트라는 한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전개는 축제의 구심력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지적사항이 없을 리는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젊은 연출가전과 대학극전의 출품작 문제였다. 패기보다는 상업적 재미에 무게비중을 둔 듯한 작품의 증가는 "문학성 확보 대신 너무 트렌드를 좇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는 것이었다. ◇영호남 연극제는 '계륵'? = 진주와 순천을 오가며 열리는 영호남 연극제는, 지난해 순천에서 열렸고 F 등급을 받았다. 따라서 올해는 예산이 삭감된 채로 진주에서 열리게 된다. 그래서인지 진주지역 연극인들은 "C 등급을 받아 현상 유지를 해 놓으면, 2년 후엔 예산이 삭감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영호남 연극제'를 그리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눈치다. 이에 대한 평가단의 지적은 정확하다. "영호남 화합이라는 행사의 동기가 어느 시점까지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설득력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순천과 진주에서 격년으로 행사를 주관하는 시스템에서는 행사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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