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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운하, 낙동강 일대 어떻게 되나]④우포늪이 없어진다? -도민일보

등록일: 2008-01-25


[경부운하, 낙동강 일대 어떻게 되나]④우포늪이 없어진다? -도민일보 낙동강 따라 제방 쌓으면 인근 하천 저수지로 우포생태학습원 전원배 사무국장은 마음이 답답하다. 도대체 경부운하를 어떻게 만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다. 찬성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이나 추상적인 논쟁만 벌이는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다. 경부운하는 우포늪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어서다.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대지면에 걸친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늪이다. 지난 1997년 환경부에서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했고, 1998년 3월에는 람사르협약 보호습지로 등록됐다. 올해 경남에서 열릴 람사르총회에서 가장 주목받을 곳이다. 전 사무국장은 6년째 이런 우포늪을 지켜보며 살고 있다. 전 사무국장이 가장 궁금한 건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수많은 지류를 운하가 어떤 식으로 흡수할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가 없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자료를 보면 현재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하천은 모두 803개다. 운하에 물이 찰랑찰랑 차 있어야 2500~5000t의 배가 다닌다. 이명박 당선자 쪽은 갑문을 만들어 물을 담아둔다고 한다. 강바닥을 긁어내면 물그릇이 커지기에 홍수를 막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차피 배가 다니려면 일 년 내내 물이 차 있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이므로 그릇의 크기가 중요한 건 아니다. 세종대학교 정태웅 교수(지구과학)는 지난 1997년 발표한 '경부운하 낙동강구간 갑문입지의 지질학적 입지분석'이란 논문에서 갑문은 운항속도를 줄이므로 많이 만들지 않는 게 좋다면서 그래도 낙동강에서는 적어도 20m는 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 경남지역 갑문예상지인 함안군 대산면 장암리에 이 정도 높이의 갑문을 만든다고 하자. 상류와 수위를 비슷하게 해야 하므로 갑문에서부터 낙동강을 따라 긴 제방을 쌓을 수밖에 없다. 제방이 높으면 갇히는 물도 많다. 이렇게 되면 수백 개 지류는 어떻게 낙동강으로 흘러들까. 전 사무국장이 걱정하는 건 이 부분이다. 지난해 9~10월처럼 집중호우라도 내리면 갑문과 주운보를 만든다 해도 그 엄청난 양의 물을 감당할 수 있을까. 게다가 구불구불하던 강이 운하를 만들면 직선으로 흐르게 돼 물의 힘은 더 강해진다. 제방을 모두 콘크리트로 만들지 않으면 그 힘을 견딜 수 없다. 전 사무국장이 이명박 당선자 쪽이 콘크리트 없이 자연친화적으로 운하를 만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는 이유다. 결국, 803개 하천은 대부분 저수지가 될 것이고 그러면 그 하천마다 또 제방을 쌓지 않는다면 역시 물난리를 겪게 된다고 그는 예상한다. 강줄기를 직선으로 만들면 홍수 피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건 토목건설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우포늪은 낙동강 지류 중 하나인 토평천의 끝 부분에 있다. 토평천의 물은 우포늪을 거쳐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운하로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면 우포늪도 지금보다 더 많은 물이 고일 것이다. 전 사무국장은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우포늪이 완전히 저수지가 되는 거다. 우포늪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수위가 조금이라도 더 올라간 상태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다면 생물의 종류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우포늪은 1억 4000년 동안 물이 흐르고 고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독특한 생태계 구조를 만들었다. 우포늪의 가치가 높은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하지만, 수위가 올라가면 우포늪만의 생태계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전 사무국장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냈다. 하나는 지금보다 제방을 2~3m 더 높이는 거다. 우포늪이 10m 제방으로 둘러싸인다. 그러면 우포늪은 정말 거대한 저수지가 되는 거다. 다른 시나리오는 아예 제방을 없애는 거다. 운하를 만든 후 비가 많이 와서 지금 우포늪 주변으로 물이 넘치면 물이 닿는 그 부분까지를 모두 우포늪이라고 하면 된다. 실제 1970년대 낙동강 주변에 제방을 쌓기까지 우포늪 주변 대부분 농지가 습지였다. 그때로 되돌아가는 거다. 하지만, 수많은 주민을 이주시켜야 하기에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겨울철 물이 없을 때도 문제다. 요즘 낙동강을 따라가 보면 강바닥이 훤하게 드러난 곳이 많다. 어느 곳은 걸어서 건널 수도 있다. 그래서 배가 다닐 정도의 물을 유지하려면 주변 하천에서 물을 퍼 담아야 한다. 그러면 낙동강으로 스며드는 하천들이 거의 말라버릴 가능성도 크다. 당연히 주변 습지에 있던 물도 줄어든다. 넘치거나 마르거나. 경부운하 앞에 놓인 우포늪의 운명이다. 현재 낙동강 주변 경남·부산·울산지역에는 이와 같은 운명을 지닌 습지가 80개다. 경남지역에는 68개가 있다. 이중 함안지역에 15개가 몰려 있다. 주로 낙동강으로 스며드는 남강 주변에 널려 있다. 이곳은 특히 장암갑문 예정지와 가까워 물에 잠겨 사라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명박 당선자 쪽은 이런 걱정에 낙동강 배후습지는 이미 90% 이상 파괴됐다고 보며 차라리 운하를 만들면서 없어진 습지를 복원하고 새로 습지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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