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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잿밥에 눈먼 단체장 -경남일보

등록일: 2007-11-26


총선잿밥에 눈먼 단체장 -경남일보 이홍구 (창원총국 취재2부장)  “민주화 이후 지방자치의 현실은 저조한 주민참여, 지방정치와 행정의 중앙 종속성, 자치단체장의 독단과 전횡,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패와 무능 등으로 점철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선진한국을 위한 정책방향과 과제'란 보고서중 일부 내용이다. KDI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체장에 대한 통제 강화와 자치행정에 대한 정당의 지배체제 타파도 주문했다.  KDI의 주장에 대해 찬반이 엇갈릴 수 있다. 도지사를 비롯한 시장 군수들은 자신을 매도하는 일방적인 의견이라고 반발할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현직 단체장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몇몇 단체장은 포장된 업적과 정치적 술수로 지역의 소황제로 군림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에 출마할려는 일부 단체장의 처신은 차라리 참담할 지경이다. 도내 한 시장은 대선후보를 공항까지 직접 나가 영접하는 정성(?)을 보였다. 그는 당원행사에 시장·군수 중 유일하게 도지사와 함께 무대단상으로 올라가 인사하는 촌극도 벌였다. 일부 단체장들은 선심행정이나 정치적 행보로 사전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공백 자초할 듯    총선출마를 내심 결정한 단체장들이 자신들의 사퇴로 빚어질 행정공백을 아랑곳하지 않지 않는 태도를 보면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  자치단체장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총선일(2008년 4월9일) 120일전인 오는 12월1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뒤인 6월에 치러진다. 이 경우 반년간의 행정공백이 불가피하다. 시민단체와 공직사회는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자진사직론’을 제시했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단체장이 지난 11월19일까지 자진사직했다면 12월19일 대선과 함께 곧바로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다. 그러나 단 한명도 사직서를 던지지 않았다. 지역구의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은‘쇠귀에 경읽기’에 불과했다.  사퇴시한을 둘러싼 헌법소원 과정을 보면 총선에 출마하려는 단체장들의 이중성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 2003년 180일 전으로 돼 있던 단체장 사퇴시한이 헌재에 의해 위헌결정이 났다. 이후 국회는 120일 전 사퇴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을 개정했다. 단체장들은 그마저 60일 전 사퇴가 가능한 일반공무원과 비교할 때 평등권 위배라며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들은 120일전 사퇴는 행정공백을 초래하여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결정문에서 “단체장은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것에 대비해 전시성 사업으로 예산을 낭비하거나 선심행정을 펼칠 개연성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다”며 ‘선거전 120일' 사퇴시한은 합헌이라고 밝혔다. 단체장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할 때는 행정공백이 우려되어 사퇴시한을 선거전 60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변했지만 막상 행정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진사직’요구는 들은 체 만체 한 것이다.    착잡한 지역주민    총선 불출마의사를 밝힌 도내 한 단체장은 “대선이후 완전히 새로운 정치지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체장이 현직을 내던지고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출마를 저울질하는 단체장이 공천을 의식하여 정치권에 매달리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몇몇‘어물전 꼴뚜기’같은 단체장 때문에 대다수 단체장이 도매금으로 매도 되서는 곤란하다.  막상 12월10일에 누가 총선출마를 선언하고 사퇴할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총선에 출마하는 단체장은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주민들의 비판을 달게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들을 공천하는 정당도 마찬가지다. 이달 19일 이전에 자진 사직하여 행정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민들은 사퇴한 단체장을 새로 뽑기 위한 보궐선거에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4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기도 전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기 위해 정치권에 줄서기 하는 시장·군수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1년여 전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며 한 표를 호소하던 그들이다. 그러나 선량의 꿈에 부푼 지금,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사업도, 행정공백으로 인한 주민피해도, 모두 남의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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