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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수·농민 상생 모색 -경남일보

등록일: 2005-09-12


야생조수·농민 상생 모색 -경남일보 본보 해결책 등 3부작 기획연재 수확에 기쁨에 넘쳐나야 할 농촌에는 깊은 한숨으로 가득 차 있다. 밤낮으로 출몰, 애써 가꾼 농작물을 마구 파헤치는 야생동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농삿일보다 멧돼지 등 야생동물 퇴치가 더 어렵다고 호소한다. 급기야 고성군에서는 농민들에게 올무를 이용한 멧돼지 포획을 허용하고 나섰다. 그러나 도별 순환수렵제 전환이후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수렵장 개장 신청을 기피하면서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을 받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에서는 ▲야생동물 피해, 어느 정도인가 ▲현행 유해조수 구제제도의 문제점 ▲유해조수 해결책 없나 등의 순으로 3회에 걸쳐 기획물을 연재키로 한다. /편집자 주 〈1〉야생동물 피해, 어느 정도인가 농민들의 적이 돼버린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올해도 어김없이 출몰해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자가 지난달 초 진주시 집현면 사촌리 귀동마을 김상길씨 농장 일대를 둘러보았다. 이 일대에는 멧돼지 떼가 빈번하게 출몰, 수확기를 맞은 복숭아과원 1/3이상이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더욱이 멧돼지가 접근하기 어려운 나무 위쪽에도 가운데다 움푹 패어 있는 등 9년생 복숭아 나무들은 형편없이 돼 있었다. 가족들은 멧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울타리를 쳐놓고 밤낮으로 지키는 등 멧돼지와의 전쟁을 벌였지만 새벽녘에 출몰하는 멧돼지를 막기에는 역부족, 대책을 호소하고 있었다. 김씨는 “농사짓는 것보다 멧돼지 쫓는 게 더 힘든데다 정작 피해 신고를 해놓아도 일 주일 이상 걸리는게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인근의 정모씨도 “농작물을 심어놓으면 꿩이 쪼아먹고, 고리니가 밟지를 않나, 멧돼지가 파헤치고 뒤집어 놓아 도저히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은 집현면 냉정리일대도 마찬가지였다. 8일 오전 찾아간 이모씨 농장. 2만여평에 10여 년생 감나무4000~5000그루를 심어놓았지만 지난 7월초부터 밤낮으로 출물하는 멧돼지떼가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놓는 등 농장 꼭대기 200여 평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나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씨는 “멧돼지로 인한 피해는 4000만원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열매를 맺기까지는 2년은 더 걸려 농사짓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신고를 해도 제때 조사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올무도 놓지 못해 이래저래 애만 타고 있는데 이같은 농민들 심정을 행정관청에서는 알기나 하는 지...”라며 진주시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또 거창군 웅양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이모씨는 지난 7월 초부터 한달 넘게 멧돼지가 과수원을 침범해 올 사과인 감홍 홍월 홍로 등을 따먹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막대한 피해를 입어 유해조수 구제 신청을 해놓고 있는 등 도내 곳곳에서는 지금 유해조수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농민들은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허수아비를 세우고 철조망 방조망 울타리를 치는 것은 기본이고, 확성기를 통한 퇴치법, 폭죽 등을 동원해보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선 개를 풀어놓기도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이처럼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야생동물 보호정책에 따라 밀렵 단속 강화로 야생동물의 개체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적절한 구제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랑이 똥을 농장에 뿌려놓으면 짐승들이 도망간다는 속설이 농민들 사이에 번지면서 대구 달성공원을 비롯 진양호 동물원 등에는 호랑이나 사자 배설물을 구하려는 문의 전화기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지어는 애꿎은 농민만 불법올무를 설치, 전과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실제 농민 양모씨는 지난 7월께 하동군 화개면 자신의 농장에 멧돼지가 출몰, 꿀통 6개를 부수고 지난해는 전체 수확량의 10%를 훼손하자 올무를 설치했지만 방사된 북한산 반달곰이 걸려죽었고, 양씨는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995년 100㏊당 3.8마리와 3.3마리이던 멧돼지와 고라니의 개체 수는 지난해 각각 4.1마리와 6.5마리로 늘어났다. 또 지난 2002년 121억원이던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도 2003년 179억원, 2004년 206억원으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도내의 경우 지난해 33억2000만원, 올 6월 말 현재 9억7700여 만원으로 집계했지만 실제로는 신고하지 않은 농가를 감안하면 농작물 피해는 집계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적절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는 되풀이되고 있다. 수입농산물로 피폐해진 농민들은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야생동물들과의 전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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