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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국도2호선 확장 재개돼야… -경남일보
등록일: 2007-07-03
88고속도·국도2호선 확장 재개돼야…<2> -경남일보 -죽음의 2차선 고속도로 경제성 낮아 확장중단 ‘魔의 도로’ 지난 1일 새벽 2시10분, 전북 남원시 산동면 88고속도로 하행선 62.5㎞ 지점에서 광주 방면으로 향하던 승용차 운전자 P씨가 마주오던 15t 트럭(운전사 주모·42)과 정면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약 일주일전인 지난달 24일 새벽 1시 12분, 88고속도로 남장수 IC에서 대구방향으로 승합차를 몰던 K씨가 중앙선을 넘어 밖에 심어져 있던 감나무를 보지 못하고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88고속도로는 국내 유일한 2차선 고속도로로 도로 폭이 좁은 데다 주변이 산악지형이라 사고 위험성이 어느 노선보다 크다. 특히 야간 운행을 할 때 일시적인 착시현상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중앙선 반대편 차선도 자기 차선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이 곳을 지나는 전업 운전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중앙선을 가로지르는 아찔한 경험을 한번씩 가지고 있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고속버스 운전사 김일권(54·진주시)씨는 “이 같은 사고는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88고속도로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고속도로’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함양∼거창을 지나다 같은 이유로 큰 봉변을 당할 뻔한 이성모(45·거창군)씨도 이곳을 다시 지나가기를 꺼려하고 있다. 중앙분리대가 없어 고속도로에서 유턴하는 차를 들이받을 뻔한 황당한 일을 겪은 후 아직도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여 있기 때문. 동서화합을 지향한다는 88고속도로가 이제는 소통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다. ◇정부, 경제성 적어 공사유보 방침=88고속도로는 지난 84년에 개통, 영남과 호남을 직통으로 연결해 동서화합을 이룬다는 당시 정부 취지를 그대로 실현시켜 각광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25개 고속도로 중 유일한 2차선을 가진 채 시설 또한 낙후돼 지역민들은 물론 이 도로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의 사고 치사율이 각각 6%, 10%인데 반해 88고속도로의 경우 42%로 전국에서 치사율이 가장 높은 구간으로 알려지면서, 한번 사고가 나면 말 그대로 ‘뼈도 못 추리는 곳’으로 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기를 이용하는 운전자들도 여타 도로와 비교해 적지 않아 위험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가 내놓은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88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일일평균 이용차량대수는 약 4만대정도로 울산선(언양∼울산), 동해선, 대전남부순환선, 평택충주선(평택∼충주)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들 노선은 모두 4차선이다. 또 익산포항선의 경우 3만대정도로 88고속도로보다 교통량이 적지만 역시 4차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88고속도로가 교통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정부의 대답과는 거리가 먼 대목이다. 88고속도로의 이 같은 낙후성과 위험성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2001년 7월 88고속도 4차로 확장공사 착수 발표 이후 대구와 광주 측면에 해당되는 고서∼담양 16km, 옥포∼성산 12km 공사를 완공하는 추진력을 보였지만, 최근 143km나 되는 나머지 구간 공사에는 경제적 이유를 들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건교부는 지난 1997년 88고속도 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편익비(B/C)를 1.25로 평가했지만, 지난 2005년에는 1.02로 절하했고, 최근 건교부 주관 용역조사에서는 0.44로 검토했다. 비용편익비란 통상 1 이상이 돼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0.5이하는 전면적인 사업재검토 수준으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25일 건교부·한국교통연구원(KOTI)주관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발표한 국가기간교통망 수정계획(안)을 공개하면서 88고속도로를 철도와 경쟁하는 투자구간으로 설정, 운영비, 유지관리비, 환경영향 분석결과 ‘연기사업’으로 선정하고야 말았다. 이에 따라 이미 투입된 이미 계획돼있던 561억원은 의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확장 1단계 구간을 위한 230억원 규모 정부투자 또한 불투명하게 됐다. ◇국민신뢰도 저하, 지역 반발도 커=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민들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함양군과 거창군 등 해당 지자체에서는 담양∼성산에 이르는 143km구간 국내유일의 2차선 고속국도인 88고속도로가 중앙분리대가 없고, 도로 곳곳에 보수해야할 웅덩이가 있는 등 위험수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해왔다. 또 지역 균형발전에 차원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식, 이미 정부에서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사업으로 믿어왔다는 게 지자체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교부가 갑작스레 확장공사를 유보한다고 밝히자, 신뢰를 져버렸다고 판단한 해당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공사의 지속적인 추진을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지자체들은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했던 건교부의 사업타당성 조사자체도 그 신뢰성부터 의심해봐야한다고 주장, 명확한 잣대로 다시 한번 조사를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88고속도로 유보방침에 대해 지자체·지역민은 이제 개별적인 반발수준을 넘어 공동대응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지난 28일 함양, 거창군, 전북 장수군, 남원시 등 88고속도로가 통과하는 6개 지자체는 최근 공동회의를 열고 4차선 확장공사 조기착공을 요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고, 서명운동을 포함한 단체행동도 불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6개 지자체는 앞으로 정부뿐만아니라 지역 국회의원 및 정치계 인사들에게도 공동건의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낙동강환경연구소 정석교 소장이 주축이 된 지역민들이 건교부 장관 및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상대로 통행료 반환을 촉구한 적도 있었다. 당시 반환운동에 참여했던 이순호(43·함양군)씨는 “우리나라 수많은 국도들도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고 웬만하면 4차선을 내달릴 수 있게 돼 있는데 아직도 일반국도보다도 위험한 88고속도로는 통행료를 지불하며 고속도로라 칭하고 있다”며 “한번 운전해보면 통행료 거부운동이 왜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교부측은 경제성과 위험성 등을 고려 중에 있어 아직 전면 유보 같은 방침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88고속도로 확장 중단에 대해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88고속도로의 경우 알려진 것처럼 전면 유보상태가 아닌 ‘면밀한 검토’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며 “올 하반기 중 국가기간 교통망 계획에 도로-철도 간 효율성 및 정밀 수요분석을 통해 공사추진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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