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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깁기 분석·누더기 대책" 못 믿을 발전연구원 -도민일보

등록일: 2007-04-11


"짜깁기 분석·누더기 대책" 못 믿을 발전연구원 -도민일보 "경남 FTA 피해 최대 1569억원"(?) 현장분석 전혀 없이 작성 경남지역 농민들의 한미FTA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지난해 9월. 경남도와 경남발전연구원이 주축이 된 '연구수행을 위한 전략기획팀'이 한 권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의 제목은 '한미 FTA 체결 대비 경남 농·수산업 피해분석 및 대응방안'. 이 보고서는 한미FTA 체결로 경남 농업이 받을 피해규모나 그 대응방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지역 언론들은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심지어 농업관련 단체나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던 각 단체들도 이 보고서를 얻기 위해 언론사에 연락을 해 올 정도로 보고서는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6개월이 지나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지금도 이 보고서는 예전의 무게감을 그대로 갖고 있다. 언론을 비롯한 각 시민·사회·농민단체들은 여전히 이 보고서가 예언한 피해규모를 토대로 한미FTA 관련 기사들과 성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자에는 큰 결함이 있다. 예상 피해규모에 대한 깊이 있는 현장분석이 빠져 있는 탓에 그 결과(대응방안) 또한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책상머리에 앉아서 작성한 못 믿을 보고서다. △보고서가 언급한 농업 피해규모 = 전략기획팀이 예상한 경남지역 농업 피해 예상 총액은 최소 722억원에서 최대 1569억원. 품목별로 따지면 축산물이 216억∼577억원, 채소·과일이 132억∼281억원, 가공식품이 195억∼259억원, 미곡이 98억∼194억원, 화훼가 28억∼38억원 등이다. 더불어 보고서는 농업 고용인원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그 수를 1만2000여 명에서 3만3000여 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왜 '얼렁뚱땅' 보고서인가 = 당시 경남발전연구원에 근무하면서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한 연구위원은 <경남도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농업피해규모 산출 근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보고서 작성 당시는 한미FTA 체결 방향이나 내용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세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피해규모를 산출했다. 산출방법은 그때까지 전국 유명 연구소 등에서 나온 전국 농업피해 현황을 대상으로 각 농업 품목별 경남지역 종사 농민 수나 규모를 감안해 가중치를 둬 '계산'한 것이다." 이 말을 쉽게 풀면 다른 기관에서 산출한 전국 농업 피해수치에다 경남 지역의 농업 생산규모를 대입해 '나눗셈 계산'을 한 것에 불과하다. 당시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던 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도 "보고서에 나타난 피해규모는 삼성경제연구소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전국 피해현황에다 우리지역 실정을 대입해 뽑아낸 수치인 걸로 안다"면서 "피해내용은 모두 추정치일 뿐 정확한 분석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농업현실을 심도 있게 반영하거나 농촌실사를 통한 정확한 현장 분석 따위는 애당초 있지도 않았던 보고서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모두들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이 보고서를 두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이제 폐기해야 한다. 조만간 새로 꾸려진 대책팀에서 새로운 보고서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이 보고서를 만들어 낸 경남발전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에는 농업 관련 전공자가 아무도 없다. 4명의 연구위원 모두 박사학위를 갖고 있지만 그 전공들이 산업경제·공공경제·지방재정·통상산업·경제통계 등에만 한정돼 있다. 결국 경남도가 농업경제학 등 농업관련 전공 교수 한 명 없는 집단에 경남 농업의 피해와 대응방안 분석이라는 거창한 과제를 내맡긴 것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회의에서 김태호 지사는 이 보고서 덕에 당시 한명숙 국무총리로부터 '칭찬'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다른 시·도는 엄두도 못내고 있던 때에 유독 경남도만이 한미FTA 농업 피해현황에서 대응방안까지를 망라한 보고서를 발 빠르게 마련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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