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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국제연극제 어디까지 왔나 -도민일보
등록일: 2005-08-10
거창국제연극제 어디까지 왔나 -도민일보 제17회 거창국제연극제 특집좌담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중후반에 접어든 지난 8일, 17회를 맞은 거창국제연극제가 ‘어디까지 왔는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5명의 연극연출가, 평론가, 배우들이 모여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다.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실에서 오후 10시 10분에 시작해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날 좌담회에선 ‘자연, 인간, 연극’이라는 연극제의 모토에 대한 이견들, 17살 난 ‘국제’연극제가 가진 허와 실, 그리고 올해 연극제를 연극인 스스로 중간 점검해보는 흔치 않은 기회의 장이었다. 연극제가 앞으로 추구할 방향, 관객과의 관계, 학술적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 그동안 지면으로 쉽게 옮길 수 없었던 문제들이 쏟아졌다. ■대담 사회자 : 문고헌(서울극단 춘추 대표, 연출가) ■대담 참가자 : 심재민(한국연극평론가협회 이사, 평론가), 이종일(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정일성(서울극단 미학 대표, 연출가), 박상규(부산극단 시나위 대표, 부산시립극단 배우) ▲거창국제연극제의 지향목표에 공연 작품들이 얼마 정도 부합되었는가. △문고헌-거창국제연극제는 ‘자연, 인간, 연극’을 그 첫 번째 모토로 하고 있다. 올해 공연작품들이 여기에 얼마나 맞게 되어있다고 생각하는가. △심재민-우선 국내외 공식초청작들이 이 모토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그리고 연극제가 지향하는 야외극 중심에 얼마나 들어맞는가를 얘기하자면 내가 본 작품들에는 편차가 있었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서로 친화되어야하고, 거창에서 하는 연극은 그런 연극이 되어야 한다. 자연 속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가는 연극,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연극이 되어야한다. 마치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나 맞는 연극을 여기 와서 마이크만 써대며 하는 작품들이 있다. 한마디로 이 연극제가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연출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구연서원을 극장으로 만든 거북극장에서 공연한 동경건전지의 <한 여름밤의 꿈>은 평론가로서도 감동적이었다. 극중 인물들이 만이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관객들을 끌어들여, 출연진과 관객 모두가 자연의 일부가 되게 만들었다. 구연서원이라는 고택 전체를 무대로 활용해 자연 친화적이었다. 이건 사전 답사를 통한 치밀한 무대구성을 한 연출가의 성실한 노력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연극제 목표를 정확히 이해한 연출가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그런 류의 작품들과는 너무 비교된다. △문-심재민 평론가는 자연 친화적인 것만 얘기한다. 즉 실내극은 이곳 거창에서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연극에는 실내극도 있지 않은가. 나는 오히려 지금껏 연극제에 참가한 연극작품들이 사실적임(리얼리티)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된다. 박상규씨는 직접 부산시립극단 <선착장에서>란 공연으로 참가해 배우로 야외무대에 섰는데, 야외무대에 선 느낌을 얘기한다면. △박상규-생각보다 자연과 연극이 융화되는 점이 많은 것 같았다. 지난해 연극제에 참가했을 때 비가 갑자기 많이 왔었다. 보통 일반 실내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작은 실수라도 배우가 한다면 관객들에게 직격탄을 맞지 않는가. 그만큼 배우들도 민감하고. 이곳 야외극장(위천극장)에서 공연하는데 천장이 양철판이라서 처음에는 너무 당혹스러웠다. 그런데 거창국제연극제에선 기상이 악화되어도 공연취소는 없다고 들었다. 결국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공연을 강행해야한다. 그런 스릴감은 배우들이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들다. 물론 그래서 더 긴장도 되지만 이걸 통해 꾸미지 않는 자연스런 연극, 연극성을 느낄 수 있었다. △문-박상규씨가 얘기한 부분은 배우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느낄 것이다. 정일성 연출가는 여기 참가자들 중 거창국제연극제에 가장 많이 참여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일성-여기서 국내경연참가작(kift-off) 심사위원을 하기 때문에 공식초청작 공연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심 평론가도 이야기했는데, 서양은 자연을 인간이 지배하는 개념으로, 동양은 인간이 자연과 동화되는 개념으로 사고한다. 그런데 나는 이전부터 ‘자연, 인간, 연극’이란 연극제의 핵심 모토가 이 연극제를 참가하는 이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고, 연극이 인간의 일부라면 자연이 모든 것을 포함할 것인데, 심 평론가의 얘기대로라면 소나무나 숲, 계곡 등을 무대로 활용하는 것에 국한된다. 즉 이것만이 자연인가라는 혼란이 온다. 모토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 여기가 숲과 계곡이 있는 야외고 거창의 주요한 관광단지니까 그냥 들으면 좋지만 참가하는 이들은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 △문-이종일 집행위원장에게 다시 이 모토가 지향하는 목표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겠다. △이종일-처음 연극제를 시작할 때는 겨울철 실내에서 시작했다. 10년 전에 이곳 수승대로 왔고, 당시 실내극장 없었다. 이런 조건에다 문명에서 문화를 지향하는 추세고 해서 정확한 개요를 만들었다기보다는 그저 자연스럽게 이 같은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문-물론 이 모토는 좋지만 공연을 하는 입장에선 주위 사람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리고. 특히 국내 경연제가 열리는 감나무극장은 대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주변 물살이 세다. △정-그 부분 때문에 모토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 자연경관만이 자연인가. 연극은 인간이 중심테마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던, 자연이 인간의 일부이던 야외극을 중심으로 거창연극제는 지향한다. 그런데 야외극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마치 주위가 계곡이고 자연이니까 비언어극만이 야외극인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예를 들어 그리스 비극의 대표적인 작가인 소포클레스(대표작 <오이디푸스왕>·<아이아스>·<안티고네> 등) 연극은 모두 야외극이었다. 그의 작품이 얼마나 인간적이고 문학적(철학적?)이었는가. 그런데 마치 서툰 개그형태의 비언어극만이 야외극이라고 할 수 있나. 이전 그리스 비극들은 야외극임에도 엄청난 인원과 철학이 함축된 엄청난 대사들이 있다. 이 모토가 정확하게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래서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물론 이 질문에 답한다는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 △문-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딱딱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가 아닌 야외, 자연 속에 와서 연극을 보자는 것이 아닐지. △정-그런 소박한 생각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 모토와 야외극은 항상 연극제 중 세미나에서 주요주제였다. 그래서 쉽게 여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그냥 도시가 아니라, 자연 속에 와서 연극을 본다는 것, 공연 참가자들도 야외극 중 천장이 있는 극장과 아닌 극장에 따라 공연방식이 다소 달라진다는 것으로 인식하면 보다 쉽지 않을까. ▲공연작품들은 관객들의 호응에 얼마나 충실한가?(관객들의 수준과 기대를 고려했는지) △문-다음 주제로 넘어 가보자. 공연작품들은 관객들의 호응에 얼마나 충실했던 것 같은가. △박-나는 이런 것을 발견했다. 휴가나 여행 목적으로 온 이들이 그냥 편한 차림으로 공연을 한 편 보러오는 것이나 도시에서 극장으로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그냥 마음의 준비 없이 연극을 보러 온 이곳 관객들이 오히려 놀이로서의 연극(play)과 노는 것, 휴가를 즐기는 것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문-올해 두 번째 여기 와서 봤는데, 비가 올 때 비옷을 입고 끝까지 보는 이들이 더 많다. 다른 곳은 보기 힘든 광경이다. 그만큼 이곳을 찾은 관객들은 충실한 것 같다. △정-그건 감나무 극장 공연을 찾은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박-조금 전 얘기하던 것을 좀더 정리해보겠다. 수승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그냥 물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온 옷차림으로 연극을 본다. 아이들도 데리고. 그런데 자연 속에서 관객들은 스스로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수용할 자세로 공연을 보게 되는 것 같았다. 그것이 참 희한하다. 물론 연기자로서 조금 아쉬운 점은 우리 연극의 기본 개념인 극장시스템을 좀더 보완해야 할 듯 하다. 조명이나 무대 부분을 좀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심-나는 다른 측면에서 보고 싶다. 공연을 보다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관객들이 줄어든다. 이런 문제가 왜 생길까. 왜 직접 돈을 내고 보다가 10∼20분 있다가 나갈까. 왜 이 작품이 관객호응을 못 살렸을까. 관객들은 공연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갖고 공연장을 찾는다. ‘이런 줄거리, 이런 배우들이 나오더라’라고. 근데 왜 10∼20분 있다가 나오는 것일까. 왜 처음부터 이런 관객들의 기대수준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는가. 과연 홍보의 잘못인가, 관객들이 수준이 되지 않아 그 작품이 벅찬가 등 다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이 연극제는 관객들이 주로 이해하기 쉬운 레퍼토리, 즉 가족단위로 쉽게 볼 수 있는 연극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 △심-거의 대부분의 연극이 가족단위로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물론 연극제 집행부에서 선택한 것이겠지만 연극제 게시판에 나온 글들을 보니 가족극이라고 되어 있지만 함께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작품들도 있다. 한편으론 가족 위주로 볼 수 있는 연극들을 좀더 개발해 내고, 동시에 예술성을 지향하는 연극도 제한적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극제와 작품들을 홍보할 때 정확한 분류를 할 수 있어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오태석 연출가의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나 루마니아 바질극단의 <살로메>는 어른과 어린이들이 함께 보긴 힘든 작품이었다. 애들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울고, 그러다보니 부모는 애들만 나가게 할 수 없으니까 함께 나가버리고. 연극장르에 대한 구분, 정극과 실험극에 대한 구분, 어린이·청소년·청년층·장년층·노년층 등 나이에 맞게 작품을 구분해 정확한 정보를 줘야한다. ▲거창국제연극제는 현 단계에서 여타 국내의 연극제들과 어느 정도 비교 우위(개성, 특징)에 있으며, 세계 연극제를 지향할 때 앞으로 보충 개선해야 할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문-세 번째 문제를 얘기해보자. 국내에는 ‘국제’가 붙은 연극제가 참 많다. 2∼3개국만 참가해도 국제고. 그중 거창은 그나마 성공한 국제연극제로 손꼽힌다. 하지만 소음 피해가 많다. 한 극단이 자기만 생각해 스피커 볼륨을 올려, 다른 공연에도 피해를 입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른들이 이해할 만한 것을 하니까 함께온 아이들이 칭얼거리며 관객들이 확 빠져나가기도 하고. 그렇게 보면 성인극, 가족극, 희·비극 등으로 분류해 이런 분류를 티켓만 봐도 할 수 있게 해야하지 않을까. 금방 얘기한 것 외에 연극제가 향후 개선할 문제를 지적해달라. △심-나는 연출가들이 연극제 공연전 사전 답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야외무대와 무대의 특성은 전혀 고려 없이 무선 마이크 소리크기는 가장 크게 하고, 발성은 마치 대학로 소극장에서 하듯이 한다. 이건 연출가가 정말 불성실한 것이다. 답사해서 테크니컬 리허설(공연 전, 그리고 배우 앙상블을 맞추는 연기리허설 전 무대장치와 조명, 음향상태 등 무대 기술적인 부분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이걸 하면 절대 다른 극장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게 되지 않으면 결국 다른 극장에 피해를 주고, 더욱이 가장 큰 피해자는 관객이 된다. △정-다른 연극제와 비교하자면 내용이 풍부하다. 공연 작품들의 레퍼토리도 다양하고. 연극제 운영이 우선 안정감이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연극제가 위축단계, 정체단계가 아니라 발전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사고가 확립된 정도는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의 정체성은 어느 정도 나와 있는 것 같다. 이건 공연장의 집약성과 집행부의 조직수준을 봐도 그렇고. 이미 다른 연극제와는 한발 앞서있다. 두 번째로 향후 발전을 위해 보충하고 개선할 점을 얘기하자면 소위 중심 이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레퍼토리를 다양화하는 것으로 반(反) 연극적, 반 자연적이라고 하긴 힘들다. 오히려 보편성과 세계적인 작품성을 가진 공연물이 이 연극제에서 나오고, 이게 세계 초연인데다 하나의 문제작이 된다면 연극제 위상은 상당히 올라갈 것이다. 꼭 자체 제작이 아니라도 몇 명의 주요 국내 연출가들이 공동 프로젝트를 해 올해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이 작품이 그 해 공연예술계의 화두가 되기도 하고. 물론 이것을 위해선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문-덧붙이자면 이종일 집행위원장이 예술감독으로 있으니까. 예술감독이 그 해 그 해, 혹은 2∼3년 동안 같은 주제를 지향할 수도 있다. 이걸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메인 이벤트 필요. 그런 의미에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연극작품, 소포클레스나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모두 야외극이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실험극은 가장 소규모의 극장에서 공연하고 제한된 관객들에게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고. △심-이 논의를 위해선 연극제 홍보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서는 국제연극제에 대한 상시적인 홍보가 되지 않는다. 관광문제와 연계해 정책적으로 거창군이나 경남도가 문화예술과 관광을 서로 연계하고, 향후 부가가치의 창출도 함께 생각하는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 △문-심 평론가의 지적에 대해 이종일 집행위원장의 복안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일단 거창군에서 심 평론가가 지적한 문제를 인식하곤 있다. 거창군을 외부에서 알려진 것이라곤 거창민간인학살사건이 있다. 이것도 희미하게나마 인식되고 있고. 오히려 국제연극제가 정착되면서 거창을 알릴 수 있는 희망적인 문화브랜드가 되고 있다. 거창에는 굴뚝산업이 들어와서도 안되고, 현재의 천혜 자연을 죽이는 개발을 해서도 안된다. 예술, 문화콘텐츠를 통해 거창을 살려야 한다. 군에서 이런 인식을 빨리 해서 의지를 가지고 거창을 프랑스 아비뇽을 능가하는 연극도시가 되도록 마스터플랜을 짜여한다. 그리고 예산도 15억은 되어야 세계적인 작품을 초청하거나 제작할 수 있다. 보도매체나 각종 홍보들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작품이 거창에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런 홍보가 될 수 있다. 결국 작품의 질적인 발전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그게 자체 제작한 세계초연이던, 피터 브룩과 같은 천재연출가가 제작한 작품을 초청하던지 간에. △정: 이 예산만으로 이 정도를 끌어가는 건 대단한 것이다. 연극제 집행부에서 머리도 많이 쓰고 있고. 15억도 솔직히 적다. 50억원 정도면 많은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텐데. 특히 세계적인 연극제를 지향할 때 예산지원이 절대적이다. 지난해에도 그렇게 말했는데, 범 경상남도적인, 혹은 국가적인 집중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심-현재에서 한·두 단계 도약을 하려면 예산이 그만큼 따라야한다. △정-오히려 연극제 집행부에서 문화행정관료들도 이런 문제를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밑그림(마스터플랜)을 짜야한다. 예산 15억이면 어떤 변화가 있고, 20억이면 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분명한 청사진을 짜고 설득해야한다. △문-물론 돈은 문제다. 오늘도 YTN 에도 두 번, 마산 MBC에도 나왔는데. 문제는 수승대만이 아니라 거창읍까지도 같이 축제공간을 넓혀야한다. 거창에 숙소를 정한 이들도 연극제로 수렴될 수 있도록. △이-연극제에 대한 장기적인 밑그림(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다. 거창군에선 이 연극제가 좋은 건 알고 있는데, 지금이 기름을 많이 부어 로켓이 추진해 비행할 때인데 피부로 느기는 가치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도 이 연극제가 110억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 거창은 이런 문화콘텐츠가 자연스레 만들어져 있는데, 아주 파격적으로 키워 거창군민들을 연극제를 통해 먹여 살린다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정-거창 군민의 날이 있으면 거창국제연극제의 날을 정해 가장행렬을 거창읍에서 벌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하면 군민들이 연극제에 대해 자연스레 인식이 높아가고 거창군도 현재보다는 획기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지. △박-공연부분을 지적해보자. (이종일 집행위원장에게)무대, 조명 업체 선정을 하느냐, 음향은? △이-음향은 외부를 주고, 무대와 조명은 집행위원회 내 공연국이 담당한다. 거창극단 입체 스태프가 중심인데, 인원도 딸리고 기자재도 많이 모자란다. △박-얼마전 이탈리아로 십 여일 공연을 간 적이 있다. 무대 양 끝에 고무를 놓아 소음이 거의 없었다. 여긴 무대가 철제구조물 위에 무대바닥은 합판으로 되어 있어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무대전문업체 선정해 소음이 적으면서도 자연친화적인 무대가 되었으면 한다. 연습 직전에 이 문제를 알고 나서는 손쓸 수가 없는데, 이 상태를 연기 등으로 보완하기는 힘들더라. 이런 점이 당혹스러웠다. △이-예산만 있다면 극장도 건출물이라서 조형미를 갖출 필요가 있다. 어떤 것은 돔형으로, 어떤 것은 자연친화적으로. 하지만 결국 예산이 없지 않나. △문-물론 그렇게 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만 당장 내년에 무용공연처럼 무대바닥에 고무판을 깐다던지 하면 저 예산으로도 소음이 훨씬 줄어들 것 같다. 바깥 소음도 공연장 외부로 1m가 아닌 2m 정도로 감싸고. △박-한편으론 좋은 공연장을 만드는 것을 공감을 하면서도 우려스러운 건, 주차장 문제다. 주차장이 확대되면 결국 자연을 갈아먹고, 사람이 좀더 많아지면 자연훼손문제가 있고. 실제 텐트를 친 주변이 쓰레기가 나뒹군다. 예산이 확보된다면 좀더 환경적인 부분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대작이 들어와서 이걸 수승대 공연장이 수용하지 못하는 것도 더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정-그러면 좋지 뭐. 박상규씨 얘기는 기우다. 좀더 돈이 있으면 수승대 안은 텐트를 치지 못하게 했으면 한다.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계곡을 보호해야한다. 수승대 안은 텐트를 못 치게 하고. 주변 상가들도 좀더 환경친화적으로 단장할 필요가 있다. ▲해외 공식초청작들에 대한 주최측의 준비와 관객의 호응은? (참고로 올해 해외공식초청작 중 8일까지 공연된 작품으로는 루마니아 바질극단의 <살로메>, 프랑스 보이스오프의 <작은 서커스, 작은 황소들>, 일본동경건전지의 <한 여름밤의 꿈> 등 3편이었다) △문-네 번째 주제인 해외 공식초청작들에 대한 주최측의 준비와 관객 호응에 대해 얘기해 보자. △심-해외공식초청작은 작품별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독일 스타피큐렌의 거리극은 어린아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하지만 올해 루마니아 바질극단의 <살로메>는 상당히 전문적인 연극공연이었다. 결국 번역문제가 따른다. 대강의 장면번역이라도 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문-오페라 공연 때 대강의 공연줄거리(시놉시스)를 리플렛으로 받거나 공연 중 번역자막을 보여준다. 이런 배려는 필요할 듯 한데. △심-물론 <한 여름밤의 꿈>은 잘 되었다. 영상자막으로. 물론 서울공연예술제처럼 전 공연장면이 모두 번역되면 가장 좋을 것이다. 이곳에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 관객들이 대부분인데, 루마니아 공연팀처럼 루마니아어로만 공연되는데 이런 최소한의 배려없이는 공연이해가 힘들다. △정-연극을 처음 보는 이들은 그런 해외 공연물을 보면 어리둥절할 것이다. △문-전체 자막번역은 많은 돈이 드니까 장면별로 구체적인 시놉시스가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이-영화처럼 모두 번역을 하면 연기장면을 보기 힘든 특징이 있다. △정-물론 영상자막 위치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어떤 식으로 해외 작품들을 섭외하는가. △이-해외공식초청작을 섭외할 때는 세 가지다. 해당 나라의 대사관에 요청하고, 1년에 한번씩 내가 서양권 한번, 동양권 한번 직접 방문해 작품을 섭외하기도 하고. 또 하나는 연극제를 계속 하면서 알게된 파리, 동경 등에 있는 공연에이전트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해외극에 전폭적으로 투자는 다소 힘들고. 예를 들면 이번에는 프랑스, 러시아 쪽 공연물을 집중하고, 내년에는 동구권에 집중하는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 △문-해외초청작은 대사 중심이 아닌 극들을 중심으로 초청하면 좋을 것 같다. △정-근데, 몇 년 전 연극제를 방문했던 러시아 극단이 체호프 작품을 공연하는데, 이 작품이 대사가 많았다. 그런데 배우수준이 높으니까 관객들의 호응이 좋더라. △심-지난해에도 연극제에 건의했는데, 해당 국가로 유학을 간 연극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을 통해 해외 극들을 섭외하면 많은 예산이 들지 않더라도 현재보다 좀더 전문적인 섭외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연작들에 대한 평가 및 홍보효과를 위한 학술적 지원 장치의 필요성과 대책 △문-마지막 주제로 공연작품들에 대한 평가와 홍보효과를 위해 어떤 학술적 지원장치가 필요할지 서로 얘기해보자. 이번 평론가전은 좋은 것 같았다. 학술적인 것이 중요한데, 근데 평가의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학술적 지원의 장치가 있지 않겠는가. △이-평론가전을 이렇게 확대해서는 올해 처음 시도하는데, 여기에 온 공연작품들이 한번만 무대에 올려지고 갈 곳을 가니까 마치 작품들이 물살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 같았다. 거창연극제에선 이걸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것이 평론가전을 마련한 이유다. 물론 신인 평론가 발굴이란 목적도 있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학술총서를 두 번째로. 9월 30일까지 책으로 낼 예정이다. △문-평가가 아닌 홍보효과로도 활용해야한다. 외국작품을 얘기할 때도 그랬는데, 작품에 대한 홍보를 좀더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심-그건 이렇게 할 수 있다. 대본, 시놉시스, 출연배우 등 작품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평론가들에게 빨리 보내 주면 팸플릿이 제작되기 전에 프리뷰 형태의 책자로 팸플릿이 나올 수 있다. 이곳 연극제 집행부에서 만드는 것보다 좀더 정확할 수 있고. 이번처럼 별도 자체제작타블로이드 신문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그리고 더 보완할 점은 국내경쟁작에 대해서도 평론가들이 함께 심사하고, 평론도 적어내면 참가작품들도 보다 충실한 작품들이 들어올 것이다. △이-평론가전도 그렇고, 이번에 세계초연 희곡을 뽑는데, 연출가 5인을 모셔서 심사중이다. 세계초연작품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그게 메인 이벤트가 된다면 보다 장문의 심도깊은 평론을 할 수 있도록 책으로도 내면 좋을 것이다. 그럼 국내 평론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지 않겠는가. △이 - 마지막으로 지난 1일부터 거창연극학교에서 하고 있는 연극지도교사 워크숍에 문 선생과 정 선생님 두 분이 강사로 참여하시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 달라. △문- 참가교사들이 모두 처음 연극을 하는 이들이다. 호응이 참 좋다. 주최측에서 티켓을 주고, 연극을 보게 하고 감상문 쓰고, 희곡도 보게 하고. 향후 관내 학생들에게 연극 붐을 일게 하기 위한 좋은 시도다. 이게 오히려 연극인 강사풀제보다 더 기초적인 작업인 것 같다. 쉬는 시간에 몇몇 수강생들에게 물어봤더니 계곡으로, 바다로 휴가가는 것 보다 더 좋다고 한다. 이건 또 하나의 연극을 확장시키는 사업이 되겠구나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지각하는 이들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이 연수에 대한 참가교사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우리 팀에는 미술교사가 한 명 왔더라. 현대 미술은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가미되니까 연극을 배우면 간접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왔다더라. 이번 워크숍 강사를 하면서 지금껏 연극이 가진 교육적 효과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게을렸는가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걸 선생들에게 많이 얘기한다. 그리고 연극인구 저변확대도 장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근데 13일은 조금 짧은 것 같다. △문-이걸 좀더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벌써 경남도 교육청 차원에서 확대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연극이론에 대한 교육도 필요할 것 같다. 세계연극사를 배우고, 표현주의 전문가를 데려와 함께 얘기도 하고, 대표작들을 비디오로 보여주기도 하고. △문-벌써 시작한 지 2시간이 다 되었다. 오늘 많은 얘기가 나왔다. 결론은 짓지 못했지만 연극제 모토에 대한 부분, 관객들에 대한 좀더 정확한 정보전달 문제라던지, 연극제가 어떻게 학술적인 지원을 하고 그것을 다시 연극제의 질적 향상으로 되돌리는 것 등. 오늘은 이것으로 끝내겠다. 오늘 얘기한 내용들이 향후 연극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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